친구가 책을 추천해 줘서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다. 책의 제목은 <구의 증명>이다.
이 소설은 지독한 가난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구'와 그런 그를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하는 '담'의 사랑 이야기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평범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소설은 남자 주인공인 구를 식인하는 담이 그와의 첫 만남을 회상하면서 시작한다.
어릴 적부터 같은 동네에서 살아온 구와 담은 서로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두 남녀가 성장해 가면서 생기는 현실적인 문제와 조금은 기괴하지만 유별난 사랑 방식을 보여준다.
아무 내용도 모르고 읽었던 터라 초반 내용과 전개 방식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구와 담의 시점을 번갈아 가면서 표현하는 방식은 각 인물이 처한 상황과 심리가 어땠는지 섬세하면서 간결하게 묘사한다.
특히, 두 인물의 비극적이고 좌절된 상황을 덤덤하게 묘사하면서 그 속에 있는 절절함을 느꼈다.
책을 다 읽고 작가의 말에서 언급된 '9와 숫자들'의 <창세기>를 들어 보았다.
가사가 마치 구와 담의 이야기인 것만 같아서 두 남녀가 느꼈던 서로에 대한 존재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구의 증명
젊은 감성을 위한 테이크아웃 소설 시리즈 「은행나무 노벨라」 제7권 『구의 증명』. 도서출판 은행나무에서 200자 원고지 300매~400매 분량으로 한두 시간이면 읽을 수 있을 만큼 속도감 있고 날렵하며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형식과 스타일을 콘셉트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구의 증명』은 사랑하는 연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겪게 되는 상실과 애도의 과정을 통해 삶의 의미 혹은 죽음의 의미를 되묻는 작품이다. 저자는 퇴색하지 않는 사랑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 이 소설에서 세련된 감성과 탁월한 문체, 아름다운 문장과 감성적이며 애절한 감수성을 통해 젊고 아름다운 남녀의 열정적인 사랑과 냉정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저자
- 최진영
- 출판
- 은행나무
- 출판일
- 201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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