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배우 박정민을 본 적 있을 것이다.
<그것만이 내 세상>, <동주>, <시동>, <사바하>, <지옥>, <파수꾼>, <하얼빈> 등에 출연했다.
2020년에 개봉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트랜스젠더 역할을 맡았었는데 연기를 워낙 잘해서 기억에 남았다.
며칠 전에 박정민이 쓴 책이 책꽂이에 꽂혀 있는 것을 보고 한 번 읽어 보았다. (부모님이 사신 듯)
<쓸 만한 인간>이라는 산문집이었는데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었다.
박정민이라는 사람의 삶에서 일어난 다양한 경험을 소재로 친구들과 대화하듯이 재밌게 풀어낸다.
특별할 것만 같았던 배우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글이 유쾌하고 가볍게 느껴지다가도 때론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툭툭 던지곤 한다.
개인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의 경험을 소재로 삼아서 쓴 <무라카미 라디오>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배우 박정민이라는 사람이 궁금하다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겠다.
P27
여하튼 여행은 이토록 흥미롭다. 어쩌면 평생 만나볼 수 없는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도 설레는 일이다. 조금만 용기를 갖고 도전해보시길, 적지 않은 돈이지만, 적지 않은 경험과 사람을 얻을 수 있다. 대형마트에 가도 살 수 없는 것들이다. (중략)
여행은 그런 것. 오히려 역향수를 불러일으켜 한동안 우울감에 빠져버리게 하는 그런⋯ 당신의 평생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여행을 단 한 번이라도 하시길 진심으로 빌겠다.
P59
요지는 책을 읽자는 거다. LCD에서 반짝거리는 글자와 책 속에 진득하니 박힌 활자는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조금은 보수적인 성향 때문에 이런 진부한 이야기를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그 책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줄 수도 있다는 거다. 책을 통해서라면 아버지를 이해할 수도 있고, 좌절한 자를 사랑할 수도 있고, 형사가 되어 범인을 쫒을 수도 있고, 헤어진 연인과의 기적 같은 재회도 가능하다.
서점으로 가서 그 어떤 책도 좋으니 잘 읽힐 만한 책을 한 권 사서 집으로 오길 권한다. 그리고 머리맡에 놔두시라. 그럼 언젠가는 읽게 될 테고 당신의 내일이 조금 더 영리한 하루가 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지도 모른다.
P64
가끔씩 느끼는 감정의 요동을 글자로 남겨보길 바란다. 그중 8할은 훗날 이불을 걷어찰 글자들이지만 그중에는 분명 나를 세워주는 글자가 있을 것이다.
- 저자
- 박정민
- 출판
- 상상출판
- 출판일
- 201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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